라석천자문시-075

손병철
202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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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물철학으로 다시 읽는

[羅石千字文詩]

075. 영업소기(榮業所基)


영화로울 영, 업 업

바 소, 터 기

영화로운 사업은

튼튼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큰 성공을 바라지만,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 걸음의 성실이

한 걸음의 믿음을 낳고,

한 사람의 신의가

한 사람의 인연을 불러온다.


그러므로

사업의 뿌리는

재물보다

사람을 먼저 얻는 데 있다.


부모를 공경하고,

웃어른을 섬기며,

벗을 믿고,

아랫사람을 아끼는 마음.


그 작은 덕행들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큰 영화를 이루는 기초가 된다.


마음이 바르면

일도 바르고,

일이 바르면

사람이 따르고,

사람이 따르면

세상 또한 함께 빛난다.


심물철학은

사업을

이익을 남기는 일만 아니라,

세상에

선한 기운을 남기는 일이라 본다.


마음이 머무는 곳마다

신뢰가 자라고,

덕이 머무는 자리마다

번영이 꽃핀다.


그러므로

영화로운 사업은

크게 시작하는 데 있지 않고,

작은 도리를

끝까지 지켜 가는 데 있다.


그러한 삶이야말로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이롭게 하며,

세월이 흘러도

빛을 잃지 않는

참다운 영업(榮業)의 길이다.


― 26.7.15. 불한산방 라석


註(주)

영업소기(榮業所基)는 곧 "영화로운 사업의 근본은 부모를 섬기고 임금을 섬기는 데 있다."는 가르침에서 비롯된 말이다. 여기서 '사업(業)'은 오늘날의 경제 활동만을 뜻하지 않는다. 사람이 평생 이루어 가는 모든 일과 학문, 덕행과 삶의 성취를 아우르는 넓은 의미이다.


예로부터 성인은 큰 공을 이루려는 사람일수록 먼저 가까운 사람을 공경하고 자신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보았다. 부모에게 효를 다하지 못하고, 사람 사이의 신의를 잃은 채 얻은 성공은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작은 예의를 지키고 신의를 쌓아 온 사람은 비록 시작은 미약하더라도 끝내 큰 신뢰를 얻는다. 그래서 영업의 기초는 기술이 아니라 인격이며, 재능이 아니라 덕성이라 하였다.


심물철학에서 사업은 마음과 사물이 함께 이루는 창조의 과정이다. 마음이 바르면 심물지파 (心物之波)는 조화롭게 퍼지고, 그 조화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 신뢰를 낳는다. 신뢰가 모이면 공동체가 형성되고, 공동체 위에서 비로소 지속 가능한 번영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영업은 이익을 쌓는 일만이 아니라 덕을 쌓는 일이며, 덕이 깊을수록 영화는 더욱 오래 지속된다.


참다운 아름다움은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기초의 견고함에서 비롯된다. 큰 나무가 깊은 뿌리 위에서 자라듯, 큰 사업도 작은 성실과 꾸준한 신의 위에서 꽃핀다. 그러므로 영업소기 (榮業所基)는 부와 성공의 비결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덕을 근본으로 삼을 때 비로소 사람과 사회가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 심물문명의 철학이라 할 수 있다.


― 26.7.15. 압록강변 단동에서 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