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랑 교수의 「거갈마 대상자 처리 규정과 승가의 갈등 조정 방식 – 마하승기율을 중심으로 –」

최은경
2026-05-18

이자랑 교수의 「거갈마 대상자 처리 규정과 승가의 갈등 조정 방식 – 마하승기율을 중심으로 –」 



이자랑 교수의 「거갈마 대상자 처리 규정과 승가의 갈등 조정 방식 – 마하승기율을 중심으로 –」는 불교 율장의 징계 제도를 소개하면서, 승가 내부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사상적 대립을 불교 공동체가 어떠한 방식으로 조정하고 관리했는지를 탐구한다. 특히 범계를 하고도 죄를 인정하지 않거나, 참회하지 않거나, 삿된 견해를 끝까지 고수하는 자에게 내려지는 ‘거갈마(擧羯磨)’라는 제도를 중심으로, 불교 승가가 공동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단호하고 혹독한 고립이라는 조치를 취하면서도, 어떻게 참회한 자를 포용하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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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연구회가 개최한  『2026년도 춘계학술대회』에서 동국대학교 이자랑 교수가 「거갈마 대상자 처리 규정과 승가의 갈등 조정 방식 – 마하승기율을 중심으로 –」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이자랑 교수의 해당 논문은 지난 2026년 5월 26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불교학연구회'가 개최한 『2026년도 춘계학술대회』 첫 발제논문이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김원명 교수가 회장으로 있는 '불교학연구회'의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사회의 갈등, 불교에서 대안을 구하다⟫를 대주제로, 현대 사회의 다양한 갈등 문제를 불교적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그 해결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자랑 교수의 논문은 기존 연구들이 주로 빨리율을 비롯한 상좌부 계통 율장을 중심으로 거갈마 문제를 다루어 왔다는 점에 주목하며,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했던 대중부 계통의 『마하승기율』을 중심 자료로 삼아 비교 분석을 시도한다. 이번 논문은 대중부 전승이 갈등과 병존 문제를 어떠한 시각으로 이해했는지까지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논문들과 차별화되었다. 


이 논문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승가가 질서와 자비라는 두 대립되는 요소를 집요하고도 균형있게 지키려 했다는 내용이었다. 승가는 공동체를 어지럽히는 악견과 범계를 매우 엄격하게 다루었다. 거갈마를 받은 자는 공동생활과 승가 의례에서 철저히 배제되며, 다른 비구들과의 교류 역시 강하게 제한된다. 이것은 흡사 왕따와도 같이 혹독하게 고립시키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승가는 그들을 완전히 추방하거나 존재 자체를 포기하지 않고, 당사자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참회하며 정견을 회복할 경우, ‘사거갈마(捨羯磨)’를 통해 다시 원래의 승가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다. 또한 갈등이 끝내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도 서로를 완전히 말살하지 않고, 일정한 긴장 속에서 병존하는 구조까지 인정하고 있었다.


특히 논문은 『마하승기율』에 나타나는 ‘타라타’라는 중재자의 존재를 통해, 불교 승가가 갈등을 조정하고 관계를 회복하려는 체계를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잘못을 응징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인간의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고 기다리는 자세로 이해되었다. 이는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불교적 공동체 정신을 드러낸다.


전통적인 서양 사회에서 법과 처벌은 대체로 죄와 책임의 명확한 규정 위에 세워져 왔다. 특히 고대 그리스 이후의 서양 철학은 진리와 오류, 정의와 불의, 합리와 비합리의 구분을 중시하였고, 중세 기독교 사회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정통과 이단이라는 형태로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그 결과 공동체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는 공동체 전체의 진리 체계를 흔드는 위험한 존재로 간주되기도 했다. 중세의 파문 제도나 이단 심문은 질서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사람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사형에 처했다. 


이에 비교해 볼 때, 불교 승가의 거갈마 제도는  중요한 차이를 보인다. 『마하승기율』 속 승가는 악견과 범계를 매우 위험하게 보았으며, 공동체 내부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한 격리 조치를 시행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그 사람을 영원한 악인이나 절대적 타자로 규정하지 않고, 참회와 정견 회복을 통해 다시 공동체로 돌아올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열어두었다는 것은 불교 율법은 처벌보다는 회복과 전환의 가능성을 더 깊이 고려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오늘날 현대 사회는,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극단적 대립과 영구적 낙인의 문제가 심각하다. 사람의 실수나 정치적·사상적 차이만으로도 상대를 사회적으로 제거하려는 분위기가 있다. 이것은 갈등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따라서 불교 율법이 보여주는 태도는 보다 긍정적으로 파악된다. 질서를 위해 규범은 엄격히 유지하되, 인간 자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 이것이 사람이 사는 사회의 덕목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마하승기율』에서도 용서와 포용의 대상이 참회를 동반해야 한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1논평


제1논평을 맡은 이상엽 교수(서울대학교 철학과)는 먼저 복잡하고 난해한 불교 율장 문제를 정교하게 분석해 준 이자랑 교수의 연구에 감사의 뜻을 전하였다. 이어 논문에서의 거갈마 구조와 개념 정의에 대해 세밀한 질문들을 제기하였다. 특히 대중부 『마하승기율』에서 제4·제5거갈마를 제3거갈마의 세분화로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념적 엄밀성을 지적하며, 악사견과 변견의 구분이 일반적인 불교 용어 체계 안에서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지 질문하였다. 또한 마하승기율과 상좌부 계통 율장 사이의 관계, 백사갈마와 백삼갈마의 표현 차이, 사거갈마의 어원과 의미, 부동주와 이주의 관계 등 율장 용어와 제도 구조에 관한 세부적인 문제들을 검토하였다. 그리고 거갈마의 대상이 된 비구들이 서로 뭉쳐 병존 공동체를 형성하는지, 등에 대해 질문하였다. 


제2논평


제2논평을 맡은 박성일 교수(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도 어려운 율장 자료를 폭넓게 검토하며 귀중한 논의를 전개한 이자랑 교수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며 논평을 시작하였다. 박성일 연구원은 이자랑 교수의 논문이 『마하승기율』과 빨리율을 비롯한 여러 율장을 넘나들며 거갈마와 갈등 조정 구조를 비교 분석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특히 마하승기율이 악견의 유형을 세분화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과, 기존 율장을 재편성한 새로운 구조의 율장이라는 사시키 아키라 등의 연구를 언급하며, 거갈마가 징계 규정이기는하나, 승가 결집과 분리, 공동체 질서 유지의 핵심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는지 질문하였다. 또한 논문 속 수달거사와 그의 누이의 사례를 주목하며, 거갈마 대상자에 대해 재가자가 최종 판단의 주체는 아니라하더라도 비구로 인정하고 공양의 대상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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