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명 교수의 「원효 일심의 정의와 의미」

최은경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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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사연구』 제2호(87~124쪽) 

김원명 교수의 「원효 일심의 정의와 의미」  소개


원효의 ‘일심’을 유와 무, 하나와 여럿에 대한 구분이 아니다

모든 현상의 근원이자 부처의 지혜로 드러나는 마음이다


김원명 교수의 「원효 일심의 정의와 의미」는 2013년 발표되어 학술지 『한국불교사연구』 제2호(87~124쪽)에 실린 논문이다. 이 논문은 원효의 『기신론소』와 『금강삼매경론』을 중심으로 일심이 무엇인지 살피고, 일심이 진여와 생멸의 두 측면으로 나타나는 과정과 무명을 따라 다심으로 펼쳐졌다가 깨달음을 통해 부처의 지혜로 드러나는 구조를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김원명 교수는 '들어가는 말'에서 원효의 저술이 과거의 텍스트로만 남지 않고 각 시대의 현재를 설명하며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려면 끊임없이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과거와 현재 사이의 지평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원효의 텍스트에 근거한 고전적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고, 이 논문에서는 “원효 자신의 텍스트에 좀 더 귀를 기울여 다면적 이해와 연구에 대한 토대를 보다 확실히 하고 싶다”고 연구 방향을 밝힌다.


논문에서는 일심을 ‘하나의 마음’이라고 번역해서는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한다. 여기서 하나는 여러 마음을 하나로 합친다는 뜻도 아니고, 모든 차이를 없애는 절대적 실체를 뜻하지도 않는다. 논문은 현대적 관점에서 일심을 새롭게 해석하기에 앞서, 원효가 실제로 일심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먼저 정확하게 살펴보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입능가경』과 『십지경론』 등 원효가 근거로 삼은 불교 경전도 함께 검토한다.


김원명 교수는 원효의 一心에는 심진여문心眞如門과 심생멸문心生滅門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전한다. 심진여문은 일심의 본래 고요하고 변하지 않으며, 심생멸문은 일심이 무명을 따라 움직이면서 여러 현상과 변화를 일으킨다. 고요한 바다와 그 위에 일어나는 파도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듯, 진여와 생멸도 별개의 두 마음이 아니다. 하나의 마음이 고요함과 움직임이라는 두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일심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일심을 어떤 고정된 실체로 생각한다면, 생각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니다. 분별과 집착을 걷어 내면 일심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논문에는 원효의 일심이 어느 한쪽에도 머물지 않는  ‘머무름이 없는 마음’, 곧 무주지심(無住之心)이라고 설명한다. 


본래 고요하지만 고요함에만 머물지 않고, 인연을 만나면 생동하고, 수많은 존재와 현상으로 드러남. 고요함과 움직임, 생과 멸은 완전히 같은 것도 아니며 서로 분리된 것도 아니다. 원효가 말하는 일심은 현실의 변화를 떠난 초월적 실체가 아니라, 모든 변화 속에서 작용하면서도 그 변화에 사로잡히지 않는 마음이다.


일심이 무명과 만나면 다심(多心)이 된다. 무명은 지식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일심의 본래 모습을 알지 못한 채 나와 타인, 주체와 대상, 좋음과 나쁨을 서로 독립된 실체로 나누어 집착하는 상태이다. 이러한 무명에서 수많은 분별과 욕망, 갈등과 고통이 생겨난다. 반대로 무명이 사라지면 새롭게 일심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래 있었으나 가려져 있던 일심이 드러난다.


논문은 일심이 온전히 드러난 상태를 부처의 지혜로 설명한다. 그것은 모든 것을 맑게 비추는 대원경지, 나와 타인을 평등하게 보는 평등성지, 각각의 차이를 정확하게 살피는 묘관찰지, 다른 존재를 이롭게 하는 일을 이루는 성소작지로 나타난다. 깨달음은 개인의 내면적 평안에 머무르지 않고, 타인을 이해하고 이롭게 하는 실천으로 이어진다.


이 논문은 원효의 여러 저술에 흩어져 있는 일심에 관한 설명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이를 통해 일심은 모든 차이를 하나로 없애는 사상이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그 차이가 서로 단절되어 있지 않음을 깨닫는 지혜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있음과 없음, 하나와 여럿, 고요함과 움직임 가운데 어느 한쪽도 절대화하지 않는 마음, 그것이 이 논문이 밝히고 있는 원효의 일심이라고 파악된다.


논문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심을 말로 설명하는 모순’을 피하지 않는다. 논문은 “일심은 언어와 이름을 떠나 있다”는 문장 자체도 결국 언어이므로 모순을 품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를 난해한 불교 표현으로 떠넘기지 않고, 그 모순을 긍정해도 문제가 되고 부정해도 다시 긍정하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말의 표면에 머물지 말고 말이 가리키는 경지를 살펴야 한다고 이끈다. 


논문은 일심의 정의를 새로 만들어 결론을 내리는 대신, 원효의 『금강삼매경론』에 나오는 “일심의 근원은 유와 무를 떠나 홀로 맑다”는 문장을 최종적인 정의로 제시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좋은 정의를 다시 만들기 어렵다고 평한다. 즉 논문은 여러 설명을 거친 뒤 다시 원효 자신의 문장으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원효의 텍스트를 명확히 한다. 



김원명 교수의 「원효 일심의 정의와 의미」  KCI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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