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우즈베키스탄 부하라의 세밀화 그림

알렉세이 정
2026-09-13

좁은 캔버스에 사물을 축소해 화려하게 표현하는 이슬람 세밀화는 회화가 발달하지 못했던 이슬람 미술사의 백미로 불린다. 신神이 아닌 인간이 형상을 창조하는 행위를 금기시했던 이슬람의 교리에 따라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고도로 상징화된 문양과 다양한 서예 기법이 발전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건물과 동식물은 물론 인물까지 세밀하게 묘사해 낸 이슬람 세밀화는 매우 예외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형상 표현에 대한 무슬림들의 두려움은, 실제로 『꾸란』에 근거했다기보다는 감히 신의 영역에 도전한다는 두려움에 기인한 것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예언자 무함마드는 부인 아이샤가 동물이 장식된 걸개를 집에 장식하자 불같이 화를 내었지만, 아이샤가 그 걸개를 방석으로 만들자 흡족해했다고 한다. 즉 생명을 묘사하더라도 그것이 숭배나 감탄의 대상이 아니라 분명한 ‘용도’를 가지고 있다면 형상 표현의 금기는 완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슬람이 무슬림들의 삶 전반에 끼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이슬람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형상을 제거하는 것은 사실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예술에서는 일반적으로 모스크 건축이나 코란의 필사와 같은 종교의 영역과 왕궁의 건축이나 서책과 같은 세속의 영역이 구분되었으며, 세속의 영역에서는 그 쓰임에 따라 인물을 포함한 다양한 대상의 묘사가 가능했다. 


용도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은 이슬람 미술에서 독립된 조각이나 회화가 등장하지 못하는 제약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슬람 미술가들에게 형상 창조의 자유를 선사한 가림막이기도 했다. 이러한 이슬람 미술의 모순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분야가 이슬람 세밀화이다. 인물을 묘사하는 행위에 대한 교리적 해석은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달라졌기 때문에 회화는 열렬히 숭배받기도, 때로는 훼손되거나 심지어 파괴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모순과 긴장 속에서 이슬람 세밀화는 매우 독특한 자신만의 양식을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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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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