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동맹에서 적대적 대립으로 : 터키와 이스라엘 관계의 변천

알렉세이 정
2026-08-25

터키는 이스라엘과 그렇게 사이가 나쁘지는 않았었다. 터키는 이스라엘이 독립했을 때 중동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국가로 인정했다. 터키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아랍 국가들과 달리 중립 노선을 고수하는 등 실리적인 관계를 이어갔다. 이는 두 국가 모두 친서방 국가였고, 터키의 경우, 이슬람만을 특별한 가치로 여기는 국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타 중동 국가들보다 유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 터키 국민들 대다수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문제 관련하여 이스라엘과 국민 감정이 매우 좋지 않다. 그러나 터키와 친한 아제르바이잔이 이스라엘과 우호가 깊은 상황이기 때문에, 터키 입장에서 이스라엘과 노골적으로 적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터키와 달리 아제르바이잔은 이스라엘 공군을 주둔시키고 함께 훈련도 하면서 이스라엘군 교관의 지도까지 받을 정도로 가깝다. 이스라엘 또한 터키의 쿠르드 탄압 문제와 그리스와의 키프로스 영토 문제 등으로 인해 터키와 가깝게 지내는 것이 매우 어렵지만 지역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터키를 완전히 적대하기란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


c34cf5eb28686.png

터키와 이스라엘의 갈등과 대립을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 출처 : Y net Global


터키는 주변 모든 국가와 적대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유일하게 정치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군사훈련을 시행하기도 했으며, 이스라엘제 장비를 제공받기도 했다. 이스라엘에서도 생존에 필수적인 물이나 자원 등 많은 물품들이 터키를 통해 공급되고 있으며 이는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생명줄과도 같은 국가였다. 그로 인해 이스라엘은 아르메니아 문제에 대해서 조용히 있거나 터키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한 일례로 미국이 제시한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에 대해 상원에서의 결의를 반대하던 유태계 네오콘이 매우 많았던 것이 이를 방증한다. 터키 또한 중동에서 같은 이슬람 국가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친미국가이자 나토에 속해 있기에 아랍 계열 국가들이 좋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터키의 이스라엘과 협조 노선은 자국에도 나름대로 이익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 일례로 아르메니아계가 세계은행을 압박해 BTK 철도 라인 건설에 투입될 자금줄을 봉쇄하자 유태계들이 나서서 다시 자금줄을 연결한 사례도 있다. 그리고 1969년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이스라엘, 에티오피아, 이란, 터키로 구성된 반아랍 동맹을 요구했다.


이와 같은 터키와 이스라엘의 사이에서 큰 문제가 생겼다. 이슬람주의자인 에르도안이 대통령이 되면서 전체적으로 이스라엘과 노선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2010년 가자를 봉쇄하는 도중 가자에 입항하는 터키의 자원봉사자들이 탄 배 마비 마르마라호를 공격해 터키인 10명을 숨지게 하는 큰 사건을 일으켰다. 이 사건은 1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내내 이스라엘의 발목을 잡는 무기가 되었다. 터키는 이스라엘에 대해 보복하고자 이스라엘에 공급하던 물을 줄였다. 결국 이스라엘이 터키인 희생자들에 대하여 보상을 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2011년 9월 2일 이스라엘이 유감이라고만 하언급할 뿐 한 번도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터키는 이스라엘 대사를 터키에서 첩보 활동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추방했는데 이는 당시 이스라엘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터키 측의 보복이라 여기고 있다. 여기에 에르도안 총리가 9월 11일 이집트를 방문하면서 이틀 뒤, 13일에 팔레스타인 건국은 의무라거 강력하게 천명하면서 이스라엘의 분노를 샀다. 2011년 12월 23일에는 이스라엘이 터키로 수출하려던 군사 장비를 안보상의 문제로 불허하자 터키의 엄청난 반발을 샀다. 


이스라엘은 터키가 이란과 화해하는 국면에 접어들자 이를 경계하지 위해 그렇다고 하였지만 이미 3년 전부터 계약된 것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다. 그로 인해 이스라엘은 터키와 역사적으로 앙숙인 그리스, 불가리아와 국방협력을 하며 가까워지면서 터키를 포위하는 전략을 세우려 했다. 게다가 그리스는 그동안 터키를 견제하기 위해 터키와 앙숙인 아랍 국가들과 우호관계를 맺으며 이스라엘과 좀 거리를 두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이와 같은 전략이 성공할지 알 수 없다. 게다가 터키는 나토에 가입되어 있고 이스라엘은 친미적인 입장이라 당시만 해도 이스라엘과 전쟁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그리스가 경제위기 이후로 황금새벽당과 같은 친나치 성향의 극우주의 정당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입장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불가리아의 경우, 이스라엘 건국 이전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스라엘의 주민족인 유태인들을 나치의 홀로코스트로부터 보호해 주었던 이력이 있었고, 이스라엘과는 외교적으로 그리 사이가 나쁘지 않지만, 정작 군사력이나 경제력, 인구수는 그리스보다 더 떨어지기 때문에 이스라엘에게 있어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이후의 터키-이스라엘의 국민감정은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정도로 험악해진 것은 사실이었다. 이스탄불에서만 해도 반(反) 이스라엘 시위가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졌으며, 번번히 이스라엘 국기가 불에 타는 일이 발생했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에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 사이에 제5차 중동전쟁이 발생하여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아랍 국가들에 터키가 합세하여 이스라엘과 전쟁에 참전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분위기였다. 일부 터키인들은 차라리 그리스인이나 불가리아인이 이스라엘보다 언급할 정도 꽤 장기간 관계가 좋지 않은 상태다,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하면서 이스라엘로 하여금 터키에 대해 마비 마르마라호 폭격 사건에 대한 사과를 이끌어냈고 관계가 정상화 되는 듯 했지만 이는 잠시 뿐이었다. 2015년 12월 20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하마스 수장인 칼레드 마샬과 만나 회담을 가졌다. 이는 하마스 고위 관리가 터키 내에서 활동금지를 무효로 하는 것과 다름없어 이스라엘은 반발했다. 그러나 결국 2016년 양국 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지고 이스라엘 항공기 취항도 15년만에 이루어졌지만 양국의 갈등은 여전했다. 


2017년 12월 6일에 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정식 수도로 인정하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예루살렘 선언을 발표하자 터키는 다시 이스라엘과 단교를 검토하는 등, 다시 양국 사이는 냉각기에 들어갔다. 2018년 가자지구 경계선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수십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터키는 이를 비난했으며 2021년 10월 21일 터키의 정보기관(MIT)이 모사드와 연계된 15명의 요원을 적발하여 추방했다. 이후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발생하자 터키는 하마스를 전격 지지하고 이스라엘에 대해 시멘트, 철강 등 수출을 제한했으며 이어 7개월 후, 터키는 모든 품목에 대하여 이스라엘과 교역을 전면 중단했다. 2025년 8월 30일, 터카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에 대한 항의로 이스라엘과의 무역을 완전히 중단하고 이스라엘 선박의 기항을 금지했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 측 항공기와 무기를 실은 이스라엘행 항공기의 영공 진입도 금지했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2025년 6월 말,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올해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미국,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발발하자 터키는 이란을 적극 지지했다. 


그리고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현대판 히틀러"라고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인물이며 자신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현대판 히틀러'로 불리는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가 자국에서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전쟁을 계속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현재 터키군이 시리아에 주둔하려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시리아를 전격 공습했다. 터키와 시리아는 이에 적극 반발했고 오늘 터키는 에르도안에 대해 레바논에 대한 반인도주의적 학살 혐의, 마비 마르마라호에 대한 반인도주의적 폭침 혐의, 시리아 공격에 대한 전쟁 범죄 등을 내세워 네타냐후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이제 네타냐후는 터키 땅을 밟는 순간, 합법적인 체포 대상이 된다. 이제 양국은 서로 충돌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되고 있다. 제5차 중동전쟁으로 비화될 것인지, 아니면 미국과 러시아가 양국 상황에 중재에 나설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a1f0eef850b0.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