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의 밥 알 만데브 장악과 미국의 역봉쇄 전략

알렉세이 정
2026-09-13

- 호르무즈보다 무서운 밥 알 만데브 : 후티가 노리는 세계 물류의 목줄


예멘의 정치구도는 셋으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후티, 다른 하나는 이바디파 종교 집단,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괴뢰 세력이나 다름없는 정부 집단이다. 그 중에서 후티는 예멘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이바디파는 본래 오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과거 18~19세기 오만 제국이 예멘을 지배하고 잘 나갔을 때, 귀족층들의 후예다. 그들 중 가장 인기 없는 집단이 정부다. 예멘 정부는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가 적극 밀고 있는 괴뢰 집단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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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 공격을 받은 주요 동서(East-West) 송유관을 폐쇄하고,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남부 진입로의 전략적 요충지인 마윤 섬(Mayun Island, 페림 섬)을 점령했다는 기사, 출처 : AP News


사우디는 예멘 남부로 내려보내는 2개의 송유관으로 그들의 괴뢰인 정부를 이용해 합법을 가장하여 석유를 팔고 있다. 게다가 그 소유주는 이번에 후티에게 공격당한 아람코 회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재정은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 국가이며 수출 국가인 관계로 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사우디와 미국의 합작 회사인 아람코(Aramco : Arabian-American Oil Company)는 해당 송유관을 통해 수에즈-홍해를 통과한 상선들에게 기름을 팔고 있다. 후티가 이 송유관을 때린 이유는 사우디와 미국의 돈줄 애시당초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을 역봉쇄하면서 장기전으로 가도 자신만만했던 이유가 이 오만과 마주하여 예멘을 통과하는 두 송유관 때문이다. 호르무즈가 차단되도 이 송유관을 통해 오만의 살랄라 항과 예멘의 무칼라 항과 연결시켜 그곳에서 바로 기름을 팔아 즉각 자금 유통이 가능하니 트럼프 그리 자신만만해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송유관을 후티가 공습을 하니 안전할 것 같은 무칼라와 살랄라도 위태로워졌다. 이러면 트럼프 입장에서 미친듯이 똥줄이 타게 된다. 그 두 송유관 때문에 중간선거 끝나고 나서도 이란을 역봉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두 지역이 위협을 받으면 역봉쇄의 큰 위기가 봉착할 수 있다. 


후티는 모카 항을 함락하고 인근 섬들을 잇달아 장악하면서 홍해 남부 지역을 수중에 넣고 혹시나 모를 이집트 군의 내항을 방지했다. 후티가 밥 알 만데브 해협을 완전 장악하면 이집트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모카 항을 장악하면 이집트의 해군 함정들이 수에즈를 떠나 홍해에 진입해 밥 알 만데브 해협으로 향하는 것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 즉, 모카의 점령은 밥 알 만데브 해협 장악의 시작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고, 혹시나 모를 이집트의 준동에 대비하기에도 아주 좋은 지리적 위치를 가졌기에 전략적으로 후티의 이 작전은 "신의 한 수"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게다가 건너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캠프 르모니에(Camp Lemonnier) 미군기지를 향해 타격할 수 있는 요건도 생겼다. 


만약 후티가 성능 좋은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들을 모카에 배치한다면 캠프 르모니에 기지는 별다른 방공망이 없어 그대로 폭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들 미군들의 주력은 소말리아 대테러 작전에만 특화되어 있는 군사들로 정규전 성격과는 거리가 먼 병력들이다. 결국 밥 알 만다브 해협 봉쇄는 이제 시간 문제가 되었다. 이 해협이 봉쇄되면 전 세계에 물류 대란이 일어난다. 호르무즈를 봉쇄하면 기름값이 문제가 되겠지만 밥 알 만다브(Bab al-Mandab) 해협이 봉쇄되면 수에즈를 통과하는 모든 물류들이 멈춰 서게 된다. 그렇게 되면 미국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상상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 


밥 알 만데브(باب المندب)의 의미는 아랍어로 '눈물의 문'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이게 봉쇄되어 이것이 미국의 눈물이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듯 싶다. 이란-미국 전쟁, 호르무즈 앞에서 교착 상태인 상황에 이번에는 후티가 사우디와 전쟁을 선포하면서 움직였다. 사우디의 지금 전력으로는 후티를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 얼마 전에 체결한 "메카 방위 협정"도 터키, 파키스탄의 군 파견이 쉽지 않음에 따라 이 또한 교착 상태에 빠진다. 터키는 시리아 두고 벌이는 이스라엘과 각축전 때문에 군을 빼는 것은 어렵고, 파키스탄은 배후에 인도가 있다. 게다가 인도와 이란의 사이도 좋은 편이다. 


후티가 이란에게 인도와 연락하게 하고, 파키스탄이 군을 파병하면 배후에서 카슈미르 병합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것이 "메카 방위 협정" 자체의 한계가 매우 뚜렷하다고 보는 이유다.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 또한 사우디를 도울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결국 사우디 스스로 후티를 해결해야 한다. 최악의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면 사우디가 미국과 함께 한국의 파병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호르무즈에 못 가겠다면 적어도 후티를 배후에서 교란시켜 사우디를 돕게 해달라고 할 가능성도 있다는거다. 중동 상황이 날이 갈수록 살얼음판이다. 이럴 때 한국은 처신을 잘해야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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