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나는 자살하지 않는다’던 배인규의 죽음…그는 누구이며 자살인가 타살인가

최은경
2026-08-06


‘나는 자살하지 않는다’던 배인규의 죽음…그는 누구이며 자살인가 타살인가



8월 5일 오전 8시께 인천 중구 영종도의 자택 아파트 단지에서 반페미니즘 단체 신남성연대 대표이자 유튜버로 활동해 온 배인규씨가 갑작스럽게 숨진 채 발견되면서, 온라인에서는 그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배인규 대표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서 다툼이나 외부 침입, 물건이 훼손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창문이 열려 있었고 주변 폐쇄회로텔레비전에서도 현재까지 제3자가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아, 경찰은 배씨가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일부 연예·인터넷 매체는 아파트 층수나 동거인의 조사 여부까지 보도하고 있지만, 경찰 발표를 직접 인용한 주요 보도에서는 이러한 세부 내용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동거인이 의심받고 있다”거나 “마지막으로 함께 있던 사람이 있다” 등의 말들이 오가고 있지만, 이는 아직 확인된 바 없으며, 주변인을 조사하는 것은 변사사건의 통상적인 수사 절차이지 혐의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경찰이 “현재까지 타살 정황이 없다”고 밝힌 것 역시 배씨의 죽음이 자살이라는 뜻은 아니다.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타살을 뒷받침할 증거가 아직 없다는 뜻이다. 배씨가 스스로 한 행동이었는지, 예기치 않은 사고였는지, 아니면 타살이지만 증거가 없는 것인지는 조사가 진행되어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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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규는 누구인가

배인규 씨는 남성 권익과 반페미니즘을 표방한 단체 ‘신남성연대’를 이끌며 유튜브 방송과 거리 집회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강성 우파인 안정권 대표의 제자로 알려져 있다. 언론에서는 보수 또는 극우 성향의 정치 유튜버로 분류됐으며, 사망 당시 신남성연대 유튜브 채널은 약 7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는 36세 나이로 자택 부근에서 사채로 발견되었다. 


배씨는 신남성연대 창립 전부터 대중에게 알려져왔다. 그는 ‘왕자’, ‘리옷좌’ 등의 이름을 사용해 유튜브에서 활동하며 정치 집회와 사회 사건 현장을 찾아다니며 방송했다. 특히 2020년 12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하던 날 호송 차량 위에 올라가 차량을 파손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배씨는 2021년 4월 신남성연대를 결성했다. 신남성연대는 2013년 사망한 성재기의 남성연대를 계승한다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전통적인 남성 인권단체라기보다 온라인과 거리에서 페미니즘 세력에 직접 대응하는 행동 조직의 성격이 강했다. 유튜브 채널은 개설 약 8개월 만에 구독자 38만여 명을 확보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신남성연대가 “극단적인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조직”이라며, 페미니즘 세력이 장악했다고 판단한 거리와 온라인 공간을 되찾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여성가족부와 양성평등 교육 역시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성향은 일부 20·30대가 느끼던 역차별과 박탈감을 위로하며 빠르게 지지층을 모았다. 지지자들은 기존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외면했던 청년 남성의 불만을 공론장으로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과 N번방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모욕적 발언이 비판받자 표현의 과격성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이 가진 본질을 봐 달라고 항변했다. 이러한 활동 방식으로 신남성연대 지지층이 두터워지기는 했지만, 배씨를 끊임없는 논란과 법적 분쟁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는 2022년 유튜브 방송에서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돼 2023년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황 이사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도 2026년 2월 1심 법원은 배씨에게 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배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거나 참여하면서 청년 보수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했다. 2025년 1월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폭력 사태 당시 현장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진행했고, 사태 이후에는 참가자의 얼굴과 기물 파손 장면이 수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며 다른 유튜버들에게 영상을 내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수 유튜버들이 배씨를 집회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하자 집회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청년들을 보수 집회로 끌어들이는 일을 했지만 보수들이 자신을 비난한다고 호소했다. 이 과정은 배씨가 진보·페미니즘 진영뿐 아니라 보수 유튜버들과도 충돌하며 활동해 왔음을 보여준다. 


2025년 2월에는 이화여대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의 손팻말을 빼앗아 훼손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같은 해 5월에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감정에서 마약류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배씨가 혐의를 인정한 가운데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경찰은 그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망 뒤 다시 떠오른 생전 발언

배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온라인에는 배씨가 과거 방송에서 “나는 절대 자살하지 않는다”, “내가 죽으면 음모로 봐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는 게시물과 영상 일부가 사망 이후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발언을 근거로 “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은 낮다”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현재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자료들은 사망 이후 다시 편집되거나 게시된 짧은 영상과 캡처가 대부분이다. 배씨가 정확히 언제, 어떤 사건을 언급하며 그런 말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원본 방송 전체가 제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해당 발언은 그 자체로 타살을 확정할 수는 없으나 분명히 경찰이 확인해야 할 자료다. 자살 여부는 한 사람의 과거 발언 한마디가 아니라, 마지막 행적과 통신기록, 현장 물증, 부검 및 독성검사, 추락 직전의 행동을 종합해 판단한다. 사망 방식을 판정할 때도 명시적인 의사뿐 아니라 이전 위기 행동, 스트레스와 손실, 사망 준비 여부, 구조를 피하려 한 정황 등을 함께 검토하도록 되어 있다. 


자살 가능성 주장 이유

자살 또는 스스로 한 행동일 가능성을 보는 쪽에서는 우선 현장에 제3자 개입 흔적이 없었다는 점을 가장 강한 근거로 든다. 외부 침입과 다툼, 물건 파손 흔적이 없고 CCTV에서도 범죄 혐의점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누군가가 강제로 추락시켰다는 설명은 현재의 공개된 현장 상황과 잘 맞지 않는다. 


또한 배씨가 생전에 겪었던 개인적 위기도 거론된다. 그는 2025년 11월 자신의 SNS를 통해 자의로 폐쇄병동에 입원해 중독 치료를 받았으며 재활센터에서 삶을 다시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어머니의 사망 등 큰 상실을 겪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일부 매체는 그가 우울증과 공황장애 치료를 받아왔고, 과거 해변에서 해경에 구조된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내용은 현재 경찰의 공식 사망 경위 발표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정신건강 치료 이력이나 중독 문제, 법적 분쟁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자살을 입증할 수는 없다. 자살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으며, 위험 요인이 있어도 실제 행동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 정신건강기관의 기본 설명다. 


타살 가능성 주장 이유

타살 의혹을 제기하는 측 주장은 첫째는 배씨가 반복적으로 자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특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타살이나 음모를 의심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이 실제로 확인된다면, 수사기관이 당시 그가 무엇을 우려했고 구체적으로 누구의 위협을 말했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다. 


둘째는 유서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유서가 없다는 사실은 타살의 적극적인 증거가 아니다. 반대로 유서가 있더라도 필적, 작성 시각, 강요 여부 등을 조사해야 하므로 유서 하나만으로 사망 방식을 결정할 수도 없다.


셋째는 사망 직전까지 활동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점이다. 배씨는 7월 중순까지 SNS에 게시물을 남겼고 유튜브에도 영상을 올렸으며, 방송과 거리 활동 복귀를 예고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었다는 사실 역시 자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한다. 


사람의 심리 상태는 짧은 시간 안에도 변할 수 있고, 외부에 드러나는 행동과 내면 상태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정신건강의학적으로도 위험 요인이나 겉으로 보이는 상태만으로 누가 실제 행동에 옮길지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배씨가 정치적·젠더 갈등의 중심에 있었고 많은 적대 관계를 형성했다는 점이 거론된다. 배씨는 반페미니즘 운동과 정치 집회를 주도하며 강한 지지층과 강한 반대층을 동시에 형성한 인물이다. 사회적으로 활동도 많고 갈등도 많았던 사람이 갑자기 사망하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살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치적·사회적 배후를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타살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막연한 동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물증이 필요하다. 외부 침입 흔적, 방어흔이나 추락 전 폭행 흔적, 제3자의 DNA, 사건 직전 수상한 출입 기록, 협박 메시지, 조작된 CCTV 등 실제 사망과 연결되는 증거가 제시돼야 한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에서는 이러한 적극적인 타살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타살 가능성을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되지만, 타살을 사실로 전제한 채 특정 세력이나 인물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도 위험하다.


추가적으로, 경찰이 사건 초기부터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밝힌 것도 불신을 키우고 있다. 지지자들은 충분한 부검과 휴대전화 포렌식, 주변인 조사가 끝나기 전에 경찰이 너무 빨리 타살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한다.


자살과 타살 사이에 빠진 ‘사고’ 가능성

현재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지는 것은 사고 가능성이다. 추락사가 발생했다고 해서 반드시 자살과 타살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음주나 약물, 건강 이상으로 판단력이나 신체 균형을 잃었을 가능성, 창가나 베란다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고 등도 수사 과정에서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부검에서는 음주나 약물 여부, 추락 전 다른 부상이 있었는지, 의식을 잃은 상태였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분석을 통해 마지막 통화, 검색 기록, 메시지, 예약 게시물과 삭제된 기록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살이 아니다”라고 했던 성재기의 죽음

2013년 남성연대 대표 성재기씨는 남성연대의 재정난을 알리고 1억원의 후원을 호소하기 위해 한강 투신을 사전에 예고했다. 당시 남성연대 관계자와 KBS 취재진 등이 현장에 있었고 투신 장면도 촬영됐다. 


남성연대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자살 목적이 아니라 모금을 위한 계획된 퍼포먼스였다”고 진술했다. 성씨는 인명구조 자격증 소지자를 현장에 배치하고 투신 자세와 장소를 미리 조사하는 등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그는 거센 물살에 휩쓸렸고 사흘 뒤 투신 장소에서 약 1.4㎞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로 잠정 결론 났으며, 경찰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자살방조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성재기 사건은 타살 사건이 아니라, 죽을 의도가 없었던 고위험 퍼포먼스가 사망으로 이어진 사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성씨는 자신이 죽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살이 아니라고 알렸다. 


두 사건은 닮았지만 증거 구조는 다르다

배인규씨와 성재기씨는 모두 남성운동 단체를 이끌었고, 자신의 죽음을 의도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태도를 보였으며, 추락 또는 투신으로 사망했다는 외형적 공통점이 있다. 신남성연대도 창립 당시 성재기의 남성연대를 계승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두 사건의 증거 구조는 크게 다르다. 성재기 사건은 본인이 투신을 사전에 예고했고, 행동의 목적과 준비 과정이 공개되어 있었다. 현장에는 다수의 목격자와 촬영자가 있었기 때문에 누가, 왜, 어떤 방식으로 뛰어내렸는지가 명확했다. 다시 말해서, 제3자가 밀었다거나 몰래 살해했다는 설명이 들어설 여지가 거의 없다.


반면 배인규 사건은 추락 직전 상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배씨가 왜 창문으로 다가갔는지, 누가 마지막으로 그를 봤는지,  당시 건강·약물 상태가 어땠는지, 휴대전화에 어떤 기록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추락이라는 결과만 알려졌을 뿐, 그 과정과 의도는 아직 빈칸으로 남아 있다.


남성운동 단체를 이끈 두 젊은 대표가 모두 비극적으로 사망했다는 외형적 유사성은 있다. 그러나 성재기 사건과 배인규 사건은 사망 과정과 확인된 증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금까지의 잠정적 결론

현재까지 공개된 경찰 조사에서는 외부 침입이나 다툼, CCTV상 범죄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제3자 개입 가능성을 낮추는 비교적 강한 정황이다. 반면 타살설은 생전 발언과 유서 부재, 최근 활동 계획, 정치적 갈등 등 간접적인 의문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물증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경찰 설명만으로 자살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부검과 독성검사, 디지털 포렌식, 마지막 행적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된 뒤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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