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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윤 선생님은 권력관계(Power Relations), 통치성의 계보학(Genealogy of Governmentality), 동서 사유체계(East-West Thought Systems), 현실성 연구(Actuality Studies), 그리고 푸코 연구(Foucauldian Studies)를 중심으로 현대 사회와 인간 존재의 조건을 탐구하는 연구자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박사과정 중이다.
양정윤 - Google 학술 검색
https://share.google/JfvZiSC3mzE1lkM2A
양정윤 연구자 글
저는 철학이 세계로부터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철학은 세계 밖에서 내려오는 추상적 진리가 아니라, 특정한 시대와 사회, 삶의 조건 속에서 사람들이 사유하고 응답한 결과물입니다. 그렇기에 세계가 변하면 철학도 변해야 합니다. 이미 하나의 체계로 완성된 철학은 그 순간부터 조금씩 낡아가기 시작하며, 낡은 철학은 새로운 세계를 사유하려는 또 다른 철학에 의해 다시 질문되고, 대체되고, 갱신됩니다.
저는 지금까지 미셸 푸코의 사유를 빌려 세계의 여러 장면들을 설명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권력, 지식, 통치, 주체, 자유의 문제를 푸코의 언어를 통해 이해하고자 했고, 그 사유는 제게 세계를 읽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박사과정을 거치며 점차 깨닫게 된 것은, 철학은 단지 이미 존재하는 사유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철학은 결국 자신의 세계를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물음이며, 자신이 딛고 선 시대와 장소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투쟁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오랫동안 지식의 수용국으로 머물러 왔습니다. 서구의 이론을 번역하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은 분명 필요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제 한국은 지식을 수입하는 자리에서 벗어나, 자신의 역사와 현실, 감각과 경험으로부터 새로운 사유를 생산해야 하는 순간에 서 있습니다. 저는 바로 그 찰나에 철학을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이미 완성된 철학들을 읽고, 삼키고, 때로는 포식하듯 흡수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게 중요한 것은 타인의 철학을 빌려 세계를 설명하는 일을 넘어, 저를 지탱하고 있는 세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그리고 지금 이곳의 인식과 삶의 조건을 사유하는 일입니다. 철학은 치열한 고민 속에서, 역할에 대한 투쟁 속에서, 때로는 세계와 맞서는 전투 속에서 성취된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저는 후학을 양성하고, 한국 철학계와 동아시아 사상계의 여러 연구자들과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며, 지금 우리의 모습과 인식, 자유와 윤리, 권력과 삶의 조건을 처절하게 탐구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철학을 이미 주어진 답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세계가 우리에게 던지는 문제 앞에서 다시 사유하고, 다시 쓰고, 다시 시작하는 연구자가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