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끊긴 나라, 타지키스탄의 빈곤과 분열

알렉세이 정
2026-08-31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가난한 국가이고, 소련 붕괴 직후부터 5년 간 계속된 내전과 러시아로부터 지원 중단으로 경제가 황폐화 되면서 극도의 빈곤에 시달리게 된 타지키스탄 주민들을 마약 산업이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소련 시절에도 타지키스탄은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혀 왔던지라 중앙정부의 지원으로 근근이 먹고 살던 국가였다. 1,000km가 넘는 국경을 제대로 통제할 만한 행정력 부족하다. 그나마 2005년 이전까지는 러시아군이 타지키스탄 국경 통제를 담당했는데 문제는 타지크군의 국경 통제 능력이 형편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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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과 타지키스탄 접경지대인 파미르고원 와칸 회랑(Wakhan Corridor) 및 타지키스탄 산악 지역에 거주하는 와히족(Wakhi people) 대가족의 전통적인 생활 모습, 출처 : Facebook·SOST


2015년 기준으로도 타지키스탄 영내에는 대규모 러시아군 부대가 주둔 중이긴 하다. 국경 통제를 담당하는 군대가 바뀐 이후 마약 몰수량이 절반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물론 마약 밀매량이 줄어든 게 아니라 단속 실적이 떨어진 것이다. 간혹 보면 러시아군 수송기가 마약 밀매에 사용되었다는 보고도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타지키스탄은 오늘날에도 마약 수송 루트의 핵심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 와중에 결코 적지 않은 타지크 국민들이 마약 중독자로 전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통령은 나름대로 부패와 전쟁을 선언하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노력하긴 하지만, 나라 사정이 워낙 열악해 이마저도 성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타지키스탄의 교통 인프라 개발은 국가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내륙 국가(Landlocked country)의 지리적 특성상 교통 인프라가 미흡하여 국내외 교역에서 운송비용이 높고, 주요 시장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져 타지키스탄은 빈곤 국가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교통인프라 개발은 교역활성화에 기여하여 국가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의 바탕이 될 수 있다. 타지키스탄 정부는 국가 차원의 교통인프라 개발 계획을 수립하여 도로와 철도, 항공 부문 발전을 위한 단기, 중기,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총 2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에 있다. 물론 소요 재원의 일부는 국제 개발 금융 기구로부터 지원 받을 예정에 있다. 


현존하는 낙후된 도로를 정비하고 국내 및 국제 연결망 확충을 계획하고 있으며 기존의 철도망 개보수 및 현대화를 추진 중이고 국제 철도노선 개발을 계획하고 있지만 언제될지 알 수 없다. 타지키스탄 교통인프라 개발과 관련된 국제 협력 프로젝트로 CAREC, TRACECA, UNESCAP의 아시아 하이웨이, 범아시아철도 프로젝트가 있으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세계 주요 시장으로의 접근성 확대, 운송 경쟁력 확보, 지역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팬데믹을 겪은 이후라 매우 느리게 진척되고 있는 것이 흠이다. 타지키스탄은 길바닥이 최악이다. 포장도 안 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갈밭에 맨바닥 흙먼지까지 쏠려 차창을 가로막는 바람에 차가 몇 번이고 공중에 뜰 뻔 했다. 이 정도면 최악의 도로인데 운전사는 러시아어를 거의 할 줄 모르는 아프간인이었다. 


이 운전사는 이 난관에도 전화기를 충전기에 꽂으며 누구와 오른손으로 전화기 잡고 통화하고 왼손으로 핸들 돌리고 기어 넣고 자유자재로 차를 다루어 그 솜씨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도로 때문에 라흐몬 대통령이 발표한 3개의 분열된 조각은 첫째, 중/남부 타지키스탄으로 두샨베, 쿠르곤테파(Qurgonteppa), 쿨롭(Kulob) 등의 주요 도시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둘째는 북부 타지키스탄으로 쿠잔드, 이스파라(Isfara), 이스타라샨(Istaravshan) 등의 도시들을 포함하는 페르가나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는 산악지대이며 준 자치지역인 바다흐샨(Badakhshan)지역으로 코록(Khorog)이 주요 도시로 나타난다. 그러나 쿠르곤테파(Qurgonteppa)에서 쿨롭(Kulob)으로 가는 길바닥은 라흐몬 대통령이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과는 달리 너무 열악하고 자칫 잘못하면 타이어가 펑크 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쿨롭으로 가는 길의 길바닥이 대개 이러니 택시 기사가 450소모니 이상을 불러도 할 말 없는 수준이었다. 그 정도로 이 길은 엉망이다. 두샨베에서 후잔트와 당하라에 이르는 새로운 도로의 개통은 역사적으로 줄곧 경쟁 관계였던 두 지역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흐몬 대통령의 권력기반은 당하라 지역으로, 이 지역의 특권층은 소비에트 붕괴 이후 급속히 위축되었던 후잔트 지역 특권층과는 오랜 기간 동안 경쟁관계를 유지해 왔다. 도로 인프라 개선으로 국내 지역 및 도시간의 연계성이 개선됨에 따라, 라흐몬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보다는 정치적 구심력을 발휘하여 국내의 결속력을 다지는 일이 과제가 되었는데 쿠르곤텝파-쿨롭 지역을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다고 생각된다. 가는 길에 주변을 보니 온통 진흙과 모래로 덮여 있는 고지대 사막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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