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달의 뿌리』 - 라석 손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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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달의 뿌리』 - 라석 손병철


『마음달의 뿌리』는 시인 라석(羅石) 손병철의 시세계를 한 권에 집약한 시전집이다. 1974년 첫 시집 『정좌』를 시작으로 『내 사랑은』, 『허황옥이 가락국에 온 까닭』, 『지상에 머무는 동안』, 『창가에 두고 온 달』, 『벌바위통신』을 거쳐 『마음달의 뿌리』에 이르기까지 일곱 권의 시집과 900여 편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 은퇴 후 불한티산방에서 10년 가까이 SNS를 통해 써 내려간 『벌바위통신』, 미발표 철학 단상, 그리고 오랫동안 손질해 온 한문(東夷文) 번역시도 함께 실었다.


이 시전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다 보면 한 시인이 평생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정좌』에서는 바른 마음에 이르고자 하는 다짐이 중심을 이루고, 『내 사랑은』에서는 맑고 담백한 사랑을 노래한다. 『허황옥이 가락국에 온 까닭』에서는 역사와 문명의 근원을 묻고, 『지상에 머무는 동안』에서는 삶과 초월의 의미를 성찰한다. 『창가에 두고 온 달』은 종교적 사유와 예술적 감성을 담아내고, 『벌바위통신』은 자연 속에서 벗들과 나누는 그리움과 기쁨을 기록한다. 마지막 시집 『마음달의 뿌리』에 이르면 시선은 다시 자기 자신에게 향한다. 부모와 스승, 양심과 자성심을 자신의 뿌리로 삼으며, 평생 걸어온 길을 고요히 되돌아본다.


저자 손병철은 시인이면서 서예가이고, 미학자이며 예술행정가이다. 소전 손재형과 동정 박세림을 사사하며 서예의 길을 걸었고, 이후 시·서·화는 물론 철학과 미학, 전각, 문인화, 서화비평, 서화감정, 전시기획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예술세계를 구축하였다. 예총과 미협, 서협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우리 예술계의 행정과 현장을 두루 경험했고, 동양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대 문화에 대한 열린 감각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일구어 왔다.


그의 시가 특별한 이유는 예술을 하나의 기술이나 표현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를 쓰고 글씨를 쓰는 일은 모두 마음을 닦는 과정이었고, 예술은 인간을 바르게 세우기 위한 정신수양의 길이었다. 그는 스스로 "시를 하나의 정신수도로 쓰고 있다"고 말했으며, 그의 작품은 그 말처럼 평생에 걸친 수행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마음달의 뿌리』는 한 시인의 전 작품을 모아 엮은 시전집인 동시에, 한 인간이 평생 지켜온 정신의 궤적을 담은 기록이다. 바른 마음을 향한 첫 다짐에서 시작하여, 사랑과 역사, 문명과 예술, 자연과 인간을 두루 품은 사유를 거쳐 마침내 마음의 뿌리에 이르는 긴 여정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에게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조용한 성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이 책은 시를 읽는 즐거움과 함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함께 묻는 한 권의 인문서이자 정신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시는 감정을 쏟아내거나 기교를 드러내기보다 마음을 다스리고 삶을 돌아보는 과정에 더 가까웠다. 첫 시집의 『 정좌』 에서 시작된 수행의 길이 마지막 시집 『 마음달의 뿌리』 에 이르러 하나로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음달의 뿌리』는 한 시인의 전 작품을 모아 엮은 시전집인 동시에, 반세기 넘게 이어진 정신의 기록이다. 시인은 시대와 함께 걸었고, 역사와 예술을 품었으며, 결국 다시 마음으로 돌아왔다. 『마음달의 뿌리』는 반세기에 걸쳐 쌓아온 시인의 시정신과 사유를 한 권에 담아낸 결실이며, 라석 문학의 전체 모습을 가장 온전하게 만날 수 있는 시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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